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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애보 (Art. daki)

Anonymous Artists28 Apr 2023

Lirik 순애보 (Art. daki)

 

 

순애보 (Art. daki) - 어나니머스아티스트 (Anonymous Artists)

词:daki

曲:daki

编曲:daki

하루는

혼자 공원을 걷다가

연보랏빛의

작은 나비를 보았네

날갯짓은 나를 이끌어

어느 나무 아래 데려가

기대 앉은 너를 깨우고는 사라져

너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넌 기다린 것처럼

나를 바라보면서

이렇게도 느려진 시간 속에

무언의 약속을 나눴네

심장소리에 흔들리는 바람

모든 소리들의 끝

혹시 너에게 닿을까봐 난

괜스레 딴청을 피우고

좁은 길 따라 피어난

수백만의 안개꽃들 사이에

나를 돌아보며 웃어주는

넌 하얀 구름같이 예뻤어

이제 너 오길 기다릴게

내일도 온다 약속해

너는 아무 말 없이

사리풀을 꼬아 내 손목에 감아

그 초록빛 바래가기 전에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파란 연꽃잎을 세었네

하루는

네가 나타나지 않아서

온종일 비를 맞으며

너를 기다리고 있다가

해가 지고 나서야

겨우 발걸음을 돌렸네

내일은 올 거니까

내일은 볼 거니까

하루는

네가 서 있던 자리에 서서

혼자 연꽃잎을 세다가

고개를 들었을 때

텅 비어버린 이곳이

너무 낯설게 느껴져서

도망치고 말았네

변해만 가네 하루하루

지나고 또 지나며

색을 잃어가는 바람과 약속들

널 위한 기다림보다

날 위한 거짓들이

다시 여기를 찾아오게 해

희미해져가네

이젠 너를 잃어버린 이곳은

홀로 죽어가는 꽃들과 나비들로

지워져가는데

시간은 하루씩 흘러가고

모든 일은 없던 것처럼

하루는

어딘지 모르게

 

공허한 기분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