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en to 묵념 song with lyrics from Jerry K

묵념

Jerry K23 Sep 2014

묵념 Lyrics

묵념 (默念) - Jerry. K (제리케이)/슬릭 (Sleeq)

향불 대신에 안테나를

최대한 많이 띄워 놓고

국화꽃 대신에

아이콘들을 화면 위에 수놓고

 

우리 둘 사이 사라진

대활 추모하며 묵념

 

우리 둘 사이 사라진

대활 추모하며 묵념

 

향불 대신에 안테나를

최대한 많이 띄워 놓고

 

국화꽃 대신에

아이콘들을 화면 위에 수놓고

 

우리 둘 사이 사라진

대활 추모하며 묵념

 

우리 둘 사이 사라진

대활 추모하며 묵념

 

우린 서로를 확인 해

몇 시간씩 속 깊은 대화로

 

하지만 볼을 맞대고 있던 건

스마트폰의 액정 화면

 

그러고서 다음날 만나면

카페에 마주 앉아서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기다렸다는 듯 또 액정화면

 

그녀는 자꾸 손을 쭉

뻗고 30도 위의

화면 안에 자기 얼굴에

반한 듯 계속해 웃고 있네

오, 그래, Insta에 셀카

하나 없는 앤 별로이긴 해

하지만 셀카 밖에 없는

애는 쪼끔 소름 끼치네

 

그 남자는 단체

채팅방을 순회하고

 

Twitter의 재잘거림과

Facebook feed의 얼굴에 좋아요

 

엄지를 남발

오늘 대충 100 thumbs up

초록 창에도 들어가

누가 또 벗어서 떴어

 

커피가 줄고, 배터리도 줄고

 

잠깐 눈을 들어 얘가

뭐하나 예의상 묻고

 

다시 목소릴 묻고

 

조용히 고개 숙여

우리 둘 사이 사라진

대화를 추모하며 묵념

 

향불 대신에 안테나를

최대한 많이 띄워 놓고

 

국화꽃 대신에

아이콘들을 화면 위에 수놓고

 

우리 둘 사이 사라진 대활

추모하며 묵념

 

우리 둘 사이 사라진 대활

추모하며 묵념

 

향불 대신에 안테나를

최대한 많이 띄워 놓고

국화꽃 대신에

아이콘들을 화면 위에 수놓고

 

우리 둘 사이 사라진 대활

추모하며 묵념

 

우리 둘 사이 사라진 대활

추모하며 묵념

너는 그가 새로

산 운동화의 가격에 놀라워해

또 그녀의 brunch, hashtag엔

배가 고파지네

그저 누군가가 좋아한다고

니 앞까지 온 사진과 동영상

불과 몇 초 전까지 몰랐던 것들

쉽게도 좋아지네

못 봤던 개그프로 highlight

웹툰 다음화

예쁜 아가들과 닭살

돋는 커플사진

밑에 달린 댓글에 배 아파하다

네 지구 위에 빨간

불이 반짝이면

그제서야 색깔 없던

너의 눈동자가 처음 빛났어

혹시 '관심'이라는 동물을 알아

 

지금은 멸종 위기

'대화'라는 놈도 이제는 말야

사파리에서만 볼 수 있지

검은 화면 위에 번쩍거리면서

보여주는 빛에

다 눈이 멀어 고개

너머 보이는 것들엔 검은

그림자를 한껏 드리지

What a worst

Behavior we ever had huh

도대체 그게 뭔데 어?

왜 셀 수 없는 것들에다가

숫자를 붙이고 세려 해 어?

 

뜨겁다 믿었던

체온 위로 성호를 긋고

 

우리 둘 사이 사라진

대활 추모하며 묵념

 

향불 대신에

안테나를 최대한 많이 띄워 놓고

 

국화꽃 대신에

아이콘들을 화면 위에 수놓고

 

우리 둘 사이 사라진

대활 추모하며 묵념

 

우리 둘 사이 사라진

대활 추모하며 묵념

 

눈빛을 느끼는 것

입 꼬릴 살피는 것

가늘게 떨리는

눈꺼풀을 발견하는 것

 

그게 때론 더 많은

이야길 하고 있다는 걸

까먹은 지 너무도 오래됐어

우린 덜 중요한 걸 더 보게 됐어

 

우리가 얻게 됐던 속도감과

늘 연결돼 있고 늘 소통한다는 말

따윈 갖다 버리고 그 손 좀 잡아

 

배터리 때매 뜨거워진 폰 말고

 

365일 36.5도인 체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