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 Evergreen from Purbi (펄비)

Evergreen

Purbi (펄비)14 Aug 2025 1 song

Evergreen

꽃, 식물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었다. 공연 끝나고 생화 꽃다발을 받을 때 형식적인 거라 생각했고 집에 가자마자 동생한테 받은 꽃을 다 줬었다. 음악으로 더 이상 돈을 벌지 못하게 되었다. 택배 일을 했다. 그 후 독립을 했다. 돈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공장, 택배를 전전했다. 음악 외에 내가 배운 일이 없어서 이거라도 할 수 있다는 거에 감사했다. 음악을 선택했던 나 자신을 증오하며 이제 모든 게 해결될 거라 믿었던 녹음실 취업. 숨이 잘 안 쉬어질 때마다 자리에서 아로마 오일을 꺼내 그 향 안에서 천천히 숨 쉬는 게 일상이 되다가 결국 그만뒀다. 뭘 해야 돈이 되고 먹고살 수 있을까. 공장에서는 박스만 접어도 돈이 나왔는데. 다시 물류 일을 지원했고 한 곳만 연락이 왔다. 꽃 포장 일이었다. 꽃이나 식물에서 향이 났다. 가까이만 가도 숨 쉬는 게 편안해졌다. 일을 그만둔 뒤 강아지와 더 시간을 보냈다. 얘랑 가까이 있어도 숨쉬기가 편해졌다. 동생도 나를 있는 힘껏 도왔다. 편해졌다. 이제 다시 불편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불안정한 상태지만 추가로 일을 구했다. 조그만 타격에도 말이 꼬였고 숨이 안 쉬어졌다. 그래도 추가로 일을 더 구했다. 치킨집 서빙 알바를 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짧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인생 얘기를 엿듣게 되었다. 다들 힘들구나. 사람들 인생이 생각보다 다양했다. 다시 생각했다. 내가 음악을 사랑하지만 월세를 꼬박꼬박 잘 내고 싶었고 일주일에 1번 배달음식을 마음껏 먹고 싶었다. 적금도 많이 하고 싶었다. 강아지랑 동생이랑 평범하게 잘 살고 싶었다. 병원비도 낼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현재는 음악이랑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삶에 다시 음악이 찾아왔다.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피아노 연주도 하고 새로운 노래도 들으며 공연도 자주 보러 갈 예정이다. 인생이 꽤나 다양해졌다. 정말 큰 결심을 하고 음악을 시작했었는데 어느 순간 초심과 마음을 잃었다. 근데 정말 돈 때문에 음악을 시작한 게 아니어서 다시 소소하게 내 초심과 마음을 찾아볼 예정이다. 이 곡은 내 다짐이다.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한다. [Credit] Composed by 강단비 Lyrics by 강단비 Arranged by 강단비 Piano by 강단비 Cover Artwork by 윤서현 Mastered by 머쉬룸레코딩
About Evergreen :

Released on 14 Aug 2025, Evergreen is an incredible album by Purbi (펄비) have delivered their best performance in the Evergreen and surely a treat for their fans. Install the JOOX App now and listen to Evergreen songs online any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