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en to 핑계 song with lyrics from Im Jun Hyuk

핑계

Im Jun Hyuk, 서영택14 Oct 2025

핑계 Lyrics

핑계 (Excuse) - 임준혁/서영택

词:김정민

曲:성찬경

编曲:성찬경

편집장님 이고르입니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요

아 그렇죠 연락도 없이

찾아온 건 처음이네요

다른 게 아니라

보여드리고 싶은 곡이 있어서

절반이 깨끗하게 비워진 책장

읽지 않은 편지가 쌓인 책상

똑 딱 초침 소리가 너무 커

꼭 너를 쫓아낼 것처럼

분명 우린 나란히 앉았는데

내 자리가 낮아 보이네

뭐지 오랜만에 느끼는

태연한 척해야 하는 상황

똑 딱 똑 딱

누가 시계 좀 부수든 해봐

똑 딱

언제부터 땀이 한가득

똑 딱

됐어 팔지 않아도 상관없어

빠라밤 빠라바라 얌빰빰

내가 이럴 이유가

네? 아 맞습니다 아시다시피

사람들이 워낙 <페트루슈카>를

좋아하니까요

그걸 피아노곡으로 칠 수 있으면

좋아할 테니까 네?

아 <페트루슈카>보다 좋은 곡이요

절반이 깨끗하게 비워진 책장

읽지 않은 편지가 쌓인 책상

내 악보를 올려두는 대신

전쟁을 핑계로 쫓아내

뭐야 까를라 부인한테 갔잖아?

이고르가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인데

부인 스트라빈스키입니다

혹시 괜찮으시면

손님들이 계시는 줄 몰랐네요

어머 우리 작곡가님

또 악보 팔러 왔구나?

온몸에서 풍기는 와인 냄새

칼과 포크가 부딪히는 소리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불빛이

나를 불청객 취급하며 밀어내

<페트루슈카>를 피아노곡으로?

자기 진짜 지독하다 대체 언제까지

<페트루슈카>를 우려먹으려고?

태연한 척 하지만 손이 떨려

괜찮아 웃으며 한 번 더 묻자

남의 돈이라고 쉽게 말하네?

하여간 창작자들이 이렇게 순진해요

순식간에 목덜미가 뜨거워져

지금이라도 돌아서야 하는데

온 김에 술이나 한 잔 하고 가

네? 아니 전 괜찮

자기들아 내가 누굴 데려왔게?

자아 바로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박수 안 칠 거야? 박수 박수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는데

제가 연락도 없이 왔으니 네?

피아노를 쳐달라구요?

아니 저는 피아니스트는 아니니까

게다가 이렇게 술자리에서

이렇게 좋은 날

제가 <봄의 제전>을

칠 순 없잖습니까

아 원하시는 곡이 있다구요?

이건 글라주노프의 곡이네요

모두가 술에 취해 즐거운 사이

팔지 못한 악보를 쥔 이고르

흔쾌히 피아노를 쳐주는 대신

 

늦었단 핑계로 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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