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 한찬가게 from HAAN

한찬가게

HAAN, Chan26 May 2025 12 songs

한찬가게

대중음악에서 ‘앨범’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지도 어느덧 한 세기를 훌쩍 넘겼다. 그동안 수많은 음악가와 레이블이 여러 곡을 엮어 하나의 결과물로 선보여 왔으며, 특히 이야기나 주제를 중심으로 짜인 콘셉트 앨범 가운데 일부는 시간과 유행, 공간이라는 관념을 넘어선 ‘클래식’, 다시 말해 명반으로 기억되며 여전히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 연결성과 서사보다는 다채로운 장르와 사운드에 중점을 둔, 일종의 싱글 모음집 형태의 앨범은 ‘백화점식 구성’이라는 이름 아래 다소 폄하되기도 한다. 곡들이 일정한 흐름 없이 나열된 모습이, 마치 상품을 진열한 백화점과 같다는 인상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그렇다면 이런 형식의 앨범은 정말 클래식이 될 수 없는 걸까? 물론, 이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몫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장르 음악, 더 나아가 대중가요계에서는 이른바 ‘백화점식 구성’의 앨범 중에서도 오랜 시간 회자되는 명반들이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소개할 이 앨범은, 훗날 클래식으로 남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바로 프로듀서 한(HAAN)과 아티스트 찬(Chan)의 합작 앨범, [한찬가게]다. 이 앨범의 주인공인 한과 찬은 일찌감치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이름을 알린 크루 ‘BLESSFOR’의 일원으로, 그 실력을 꾸준히 증명해온 뮤지션들이다. 이 중에서도 한은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며, 폭넓은 스타일과 정교한 사운드를 겸비한 프로듀서로 자리매김했다. 찬 역시 크러쉬 (Crush), 웨이체드(Way Ched) 등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자신의 내면과 성장 과정을 음악에 담아낸 앨범 [Look at Me !!!]를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더 나아가 두 사람은 과거 EP [HAAN X Chan : Synergy]에서도 이미 뛰어난 호흡을 입증한 바 있다. 그런 이들이 시간이 흘러, 백화점식 구성을 연상시키는 '반찬가게'를 모티브로 한 이름의 앨범을 들고 나타났다. 단순한 유머나 자기 풍자로 볼 수도 있겠지만,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이 작품은 현시대 음악 트렌드를 꿰뚫는 통찰과 함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려는 두 음악가의 야심을 담고 있다. 그 의도는 트랙 하나하나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금은 도파민 칵테일이라 불리는 트렌드에 따라 짧고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가 주류를 이루는 시대. 음악 역시 러닝타임을 줄이고, 다양한 자극 요소를 믹스해 시대성과 대중성을 확보하려는 흐름 속에 있다. 한과 찬은 이러한 트렌드를 따르되,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십분 활용해 곡마다 설득력을 부여한다. 인트로 트랙 ‘그게 다야’는 이펙터의 활용과 악기 소스의 절묘한 조화, 기승전결이 느껴지는 구성, 그리고 변주와 빌드업을 통한 무드의 고저가 두드러지는 곡으로, 앨범의 방향성을 초반부터 명확히 제시한다. 이어서 등장하는 보라미유가 피처링한 ‘네 옆에 있을 때’와 채옐(Yel)이 피처링한 ‘센 척’ 역시, 이지리스닝이라는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감각적인 훅 메이킹, 가사와 조화를 이루는 악기와 이펙터의 배치로 청자의 귀를 사로잡는다. 특히 기존의 백화점식 구성의 한국 가요 앨범들과 달리, 트랙별 사운드에 최적화된 믹스 밸런스가 돋보인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노이와 던말릭이 각각 피처링한 ‘Go Play’와 ‘Mayb3’는 각각 누재즈 계열 일렉트로니카와 제이 딜라 계보의 얼터너티브 힙합/네오 소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흔적이 역력하다. 단순 차용이 아닌, 현재의 감각으로 재구성된 스타일이 인상 깊다. 가브리엘(Gabriel)과 제이워드(Jword)가 참여한 ‘Your names’와 ‘Toxic’ 역시 주목할 만하다. 2000년대 팝/알앤비의 정서를 세련되게 담아냈으며, 두 아티스트 모두 재즈 기반 팝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영미권과 한국 음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의 참여는 곧 한과 찬이 ‘KRNB’ 무브먼트의 흐름에 합류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낸다. 지금까지 [한찬가게]의 트랙들을 백화점식 구성이라는 프레임으로 짚어봤지만, 앨범의 매력은 단순한 곡 모음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유기성과 연결성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서사보다는 현대 음악에서 더욱 중요시되는 ‘무드’, 곧 분위기 측면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 찬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투스텝/개러지 트랙 ‘Rainbow’와 앨범의 인털루드 ‘No lie’는 절묘한 빌드업과 변주로 청각적 쾌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앨범의 사운드적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덕분에 얼터너티브 성향의 ‘all I need Is u’나 가스펠 요소가 가미된 ‘Time to say goodbye’ 같은 곡들도 전혀 이질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맥시멀한 사운드 구성에 적절한 숨을 틔워주는 ‘한 뼘 차이’와 아웃트로 ‘I can’t call u’까지, 각 트랙이 긴밀히 맞물리며 하나의 서사를 형성한다. 이렇듯 [한찬가게]는 ‘백화점식 구성’이라는 고정관념을 기민하게 비틀며, 이 형식이 시대성과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지녔음을 증명해낸다. 한과 찬이 전하는 고민과 여정, 그리고 음악의 즐거움과 다양성은 이 앨범을 듣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다. 그래서 감히 제안해본다. 앞으로 음악성과 실험성, 나아가 유기적인 흐름까지 갖춘 앨범에는 ‘백화점식 구성’ 대신 ‘반찬가게식 구성’이라 불러보는 것은 어떨까. 수많은 반찬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재료 간의 조화를 고려해 ‘맛’과 ‘맥락’을 모두 잡은 앨범에게 말이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 놓일 작품이 바로 [한찬가게]가 아닐까, 감히 주장해본다. 작가 최승인 @gedative Credit 1. 그게다야 Lyrics by Chan, 이성준 Composed by HAAN, Chan Arranged by HAAN Chorus by Chan Guitar played by Chan Key played by HAAN Synthesizer played by HAAN, Chan Drum played by HAAN, Chan Bass played by HAAN, Chan String played by HAAN 2. 네 옆에 있을 때 (feat. 보라미유) Lyrics by Chan, 보라미유 Composed by HAAN, Chan, 보라미유, homezone Arranged by HAAN Chorus by Chan, 보라미유 Guitar played by Chan Key played by HAAN Synthesizer played by HAAN Drum played by HAAN Bass played by HAAN Organ played by HAAN 3. Your names (feat. Gabriel) Lyrics by Chan, Gabriel, HAAN Composed by HAAN, Chan, Gabriel Arranged by HAAN Chorus by Chan, Gabriel Guitar played by Chan Key played by HAAN Synthesizer played by HAAN Drum played by HAAN Bass played by HAAN 4. Rainbow Lyrics by Chan, 이성준 Composed by HAAN, Chan Arranged by HAAN Chorus by Chan Guitar played by Gabriel Key played by HAAN Synthesizer played by HAAN Drum played by HAAN Bass played by HAAN String played by HAAN 5. Go Play (feat. meenoi) Lyrics by Chan, SHIRT Composed by HAAN, Chan Arranged by HAAN Chorus by Chan, meenoi Key played by HAAN Synthesizer played by HAAN Drum played by HAAN Bass played by HAAN Sound Effects by HAAN 6. Toxic (feat. Jword) Lyrics by Chan, Jword Composed by HAAN, Chan, SHIRT Arranged by HAAN Chorus by Chan, Jword Key played by HAAN Synthesizer played by HAAN Drum played by HAAN Bass played by HAAN 7. 센척 (feat. yel) Lyrics by Chan, yel Composed by HAAN, Chan, yel Arranged by HAAN Chorus by Chan, yel Key played by HAAN Synthesizer played by HAAN Drum played by HAAN Bass played by HAAN 8. Mayb3 (feat. Don Malik) Lyrics by Chan, Don Malik Composed by HAAN, Chan Arranged by HAAN Chorus by Chan, Don Malik Key played by HAAN Synthesizer played by HAAN Drum played by HAAN Bass played by HAAN 9. No lie Lyrics by Chan Composed by HAAN, Chan Arranged by HAAN Chorus by Chan Guitar played by Chan Key played by HAAN Synthesizer played by HAAN String played by HAAN Drum played by HAAN Bass played by HAAN Sound Effects by HAAN 10. all I need is u Lyrics by Chan Composed by HAAN, Chan Arranged by HAAN Chorus by Chan Guitar played by Chan Key played by HAAN Synthesizer played by HAAN Drum played by HAAN Bass played by HAAN String played by HAAN Sound Effects by HAAN 11. 한 뼘 차이 Lyrics by Chan Composed by HAAN, Chan Arranged by HAAN, Chan Chorus by Chan Guitar played by Chan Key played by HAAN, Chan Synthesizer played by HAAN Drum played by HAAN, Chan Bass played by Chan Sound Effects by HAAN 12. Time to say goodbye Lyrics by Chan Composed by HAAN, Chan Arranged by HAAN Chorus by Chan Organ played by HAAN Key played by HAAN Synthesizer played by HAAN Drum played by HAAN Bass played by HAAN String played by HAAN Sound Effects by HAAN 13. I can't call u (Live ver) (CD only) Lyrics by Chan Composed by HAAN, Chan Arranged by HAAN Chorus by Chan Guitar played by Chan Key played by HAAN Synthesizer played by HAAN Artwork by 정성훈 @jngsnghun Mixed & Mastered by Chan @BLESSFOR Studio
About 한찬가게 :

Released on 26 May 2025, 한찬가게 is an incredible album by HAAN and Chan with a total of 12 songs. HAAN, and Chan have delivered their best performance in the 한찬가게 and surely a treat for their fans. Install the JOOX App now and listen to 한찬가게 songs online anytime.